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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이야기/내 고양이 일상

장모 고양이 미용 결심하다. 고양이 첫 미용의 공포~

by 짱신나^^ 2020.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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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동물의 털을 밀어야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털도 동물 피부의 일부라는 생각이 지배적 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

우리 장모 이쁜이는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장모 고양이의 털이 이렇게 많이 날리는 줄은 전혀 몰랐다. 처음에는 날리는 털을 손으로 주우며 신기해 했다. 그러다가 혹시 아픈가?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 털이 왜 이렇게 많이 빠지지?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더 깜짝 놀랄 일이 있었다. 우리 이쁜이가 자기 똥꼬 관리를 전혀 못하는 거였다. 배변후에는 자신의 털에 주렁주렁 응가를 묻히고 나오는 것이다. ㅡㅡ;;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배변 후에는 자신의 똥꼬를 핧아서 깨끗하게 유지 한다. 이 아이도 하긴 하지만 워낙에 긴 털 때문에 역부족인 듯 보였다. 

이쁜이의 털을 지켜주고 싶었지만 가장 큰 결심을 한 것은 이 아이 꼬리 여드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주인이 미리 말해주기는 했지만 나는 긴 털을 지켜주면서 치료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그런 꼬리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었다. 꼭 꼬리가 썩어가는 느낌이였다. 그래서 일단 꼬리털을 밀었다. 꼬리 털을 밀고 나니 더 심각해 보였다. 갑자기 문득 이 아이 몸 속도 뭔가 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에 드디어 미용을 감행했다. 

큰 결심을 하고 가위를 들고 이쁜이의 털을 듬성듬성 자르기 시작했다. 하양이도 처음에는 자신의 털이 잘리것을 못 느끼는 것 같았다. 몸에 털이 반이나 없어질 때 까지도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곧 인식을 했나보다. 온 집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가위질을 하고 나니 도저히 힘들어서 자를 수가 없었을 때 하양이의 모습을 보고 알았다. 

아 아이는 미용실을 가야겠구나.....

그것은 재앙이었다. 아니 공포에 가까왔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ㅠㅠ

그러다 인식했다. 나에게 이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발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빠르게 인터넷으로 알아본 후 주문했다. 빠른 배송으로 이발기는 다음날 도착했다.

우리 이쁜이의 흉직한 몰골을 보고 있으니 너무 미안했다. 

엄마가 다시 이쁘게 해줄께

새로 산 이발기에 힘을 얻어 2차 미용을 감행했다. 분명 이전의 이쁜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나름 열심히 미용을 했다. 

허나 기대는 곳 큰 실망으로 변했다. 난생 처음 바리깡을 써보는 탓에 힘 조절이 잘 되지 않았는지 고르게 깍이지가 않았다. 

미용을 하면서 또 한번 놀란 것은 분명 어제 하루종일 고양이 한 마리에서 나올만한 털을 잘라냈는데 어떻게 또 이렇게 많은 털이 또 나올 수 있는지 정말 놀라웠다. 두 번에 걸쳐서 미용을 하고 나니 완전히 다른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목덜미를 깍을지를 고민중이였다

조금 지나니 깔끔한 단모 고양이처럼 보였다.  단모만 키웠던 터라 이 단정한 모습이 너무 친근감있고 뭔가 내 고양이스럽게 예뻐 보였다. 

미용 후 목욕을 시키고 나오자 마자 젖은 털을 말리기 위해 열심히 그루밍을 하고 새 털을 즐기려는 것이었을까? 바람을 가르며 몇 번의 우다다를 하다가  간식을 달라고 어찌나 울어 대는지 정말 귀여운 아이다. ㅋㅋ 그리고는 잠이 들었다.  첫번째 미용을 이렇게 끝이 났다.

저 울퉁불퉁한 등판을 보라

저 울퉁불퉁한 털도 10일정도 지나니 이렇게 단정한 단모 고양이처럼 보인다.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었다. ㅎㅎㅎ 

지금까지도 일 년에 한번, 여름이 되기 전에 미용을 하고 있다. 확실히 미용을 하면 털 관리가 훨씬 잘된다. 스스로도 열심히 그루밍도 하고 똥도 잘 안 묻고 몸에 이상이 있는지 대충봐도 알수 있어 장모 고양이 미용에 꽤나 장점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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