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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이야기/내 고양이 일상

우리집 고양이 입양 첫날 이야기

by 짱신나^^ 202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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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첫째 양이를 만났을 때는 약간 들뜨고 흥분 됐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코리안 숏헤어 즉 길고양이만 길러본 경험이 있었고 만나봤기 때문이다. 

어느 날 동생이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

동생이 물었다. "이 고양이 어때? ? "

나는 별 감정 없이 무미건조하게 대답 했었다. "이쁘네" 

동생 왈 "잘봐봐 한번 키워볼래? 이런 고양이 키워보고 싶지 않아?"

이 말이 다른 고양이를 키워 보겠냐는 뜻인 줄 알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려묘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동생은 동물을 아주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좋아만 하는 스타일이다. 그 뒷 감당은 항상 나의 몫이었다. 고양이를 데려오는 사람은 항상 동생이고 그 이후에 키우는 사람은 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준비 없이 받아들인 반려묘들은 불행해 진다. 데려왔다가 내가 힘들거나 상황이 안되면 못 키우는 것이 된다. 혹시라도 내가 장기 여행을 다녀오면 고양이 새로운 주인과 새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동생은 조건 없이 그냥 이쁘면 일단 데려오는 스타일이다. 옛날에 데려온 고양이가 집에서 새끼를 5마리 정도 낳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입양을 보내야 된다고 했지만 동생은 그 꼬물이 새끼들이 이쁘다며 다 키우겠다고 고집을 부려 사람을 아주 힘들게 했던 일도 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겪고 동생은 자신이 동물을 잘 못 키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허락을 구하고 데려와야 된다는 우리 사이에 암묵적 약속이 생겼다.

이번에도 어디서 또 버려진 길 고양이를 데려 올려고 이러나 생각했는데 사진 속 고양이라고 한다. 믿어지지 않았다. 너무 이쁜 품종묘를 데려 오겠다고 하니 신기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왜? 의문이 생겼다. 저런 이쁜이를 왜 보내려는지 알고 싶었다. 

식구 중에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 있어서 이제는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했다. 사실 이런 이유가 그 당시 나에게는 참 어이 없는 이유라고 생각 했었다. 나도 장묘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쨌든 듣는둥 마는둥 이유를 확인하고 사진 속에 이 아이는 이미 내 마음속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이나 고민없이 키우겠다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나에게 이 아이가 왔다. 

일주일 동안 고양이맞이 대청소를 했다. 이것저것 엄청 신경을 쓰면서 준비를 했다. 고양이 습성 상 어둡고 좁은 장소로 숨는 다는 걸 알기에 그 동안 방치했던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를 했고 숨으면 찾지 못할 것 같은 장소도 가구 배치를 다시 해 차단을 했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벤토나이트 모래를 한가득 채운 화장실도 고심해서 편하게 갈 수 있는 동선에 일단 놓아 두었다. 또한 고심해서 작은 스크래쳐도 하나 구입해서 마련했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소파를 좋아했던 터라 소파를 포기하리라 마음의 준비도 했었다. 

△이 사진은 집에 도착 하자 마자 구석을 찾아 들어간 그날의 하양이 모습이다. 처음 양이를 만났을 때 정말 신기했다. 다른 고양이에 비해 뭐랄까 여유 있어 보였다고 해야하나 ?입양된 고양이들은 첫날 대부분은 집에 들여 놓으면 무조건 쇼파 밑 침대 밑에 들어가 최대 3일정도는 나오지 않는데 이 아이는 달랐다. 물론 숨기는 했다. 슬금슬금 어두운 곳을 찾더니 저렇게 온몸이 보이는 곳에 앉아서 주변을 보기 시작했다. 뭔가 나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 

그리고는 그곳도 답답했던 것일까? 이내 밖으로 나와서는 온몸이 보이는 소파 옆에 앉아 있었다. 품종묘는 이런 것인가? 나도 엄청 신기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10분도 안되서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료도 먹고 화장실도 체크하고 스크래처도 긁고 이렇게 이방 저방 한참을 돌아다니더니 스크레처 위에 앉아서 가족들을 뻔히 쳐다보며 무슨 일을 하는지 누가 새로운 집사 인지를 확인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뭔가 내가 관찰 당하는 느낌이었다.  

이 아이는 참 호기심 많은 고양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터키시 앙고라 품종의 특성이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한다. 그러고 보면 품종에 따른 성격 차이가 확실히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이쁜 아이라 모든 행동과 걸음걸이 하나하나 예뻐 보였다.

정말 잘 키워서 모델 시키고 싶은 외모랄까? 

사람이나 동물이나 이쁘면 사는데 어드벤티지가 있는 것 같다.

하나의 예로 어느 날 아랫집 아주머니 올라 오셨다. 밤에 고양이가 너무 운다는 것이다. 울기는 한다. 그러나 옆집 강아지 짓는 소리에 비하면 얘교라고 생각했다. 아주머니에게 우리 집 고양이 아닌 것 같다 밖에 길 고양이 울음소리 착각하신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이 아이가 나와서 아주머니를 뻔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아주머니 목소리 톤이 달라지시며 "어머 하얀색 고양이네~~ 너무 이쁘게 생겼다" 하시면 한참을 바라보시더니 착각한 거 같으시다며 더 확인도 안 하시고 바로 내려가셨다. 

그 이후에 가끔 이 아이가 현관 앞 탐험을 하러 나가면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반응에 약간 당황스러웠다. 너무 우호적이고 호기심과 친근감을 보이기 때문이었다.

한때 코리안 숏헤어를 길렀을 때 그 고양이가 현관에 나와 있으면 어김없이 고양이 무섭다며 내보내지 말라고 항의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이런 사람들의 반응이 낯설지만 싫지는 않았다. 어쨌든 하양이는 외모 어드벤티지를 한껏 만끽하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빠르게 새집 생활에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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