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에서 ‘폐서인(廢庶人)’이란 왕비나 왕족이 신분을 박탈당해 평민으로 강등되는 것을 의미한다. 왕비가 폐서인이 된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定順王后) 송씨(1440~1521) 는 조선 역사에서 가장 오래 폐서인으로 살아간 왕비로 기록되었다. 그녀는 단종의 죽음 이후 무려 72년 동안 폐서인 신분으로 살았고, 조선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신분을 박탈당한 왕비 로 남았다. 단종과 함께 몰락한 그녀의 비극적인 삶은 조선의 권력 다툼이 얼마나 냉혹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1. 정순왕후 송씨는 누구인가?
정순왕후 송씨는 1440년 명문 사대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가문은 고려 시대부터 명망 높은 가문이었으며, 아버지 송현수(宋玹壽)는 조선 초기 중신을 지낸 인물이었다. 송씨는 수양대군의 주선으로 1454년(단종 2년), 단종과 혼인하여 왕비가 되었다. 당시 단종은 나이가 12세에 불과한 어린 왕이었고, 송씨 역시 15세의 나이에 왕비가 되었다. 아버지의 3년 상이 끝나기도 전에 결혼을 했고 국상중 결혼은 안된다고 대신들은 반대를 했다. 그러나 수양대군의 계획대로 혼례를 치르게 되고 3년 후 수양대군 세조가 왕위를 뺏음으로 짧은 왕비의 삶은 끝이난다.
2. 단종의 폐위와 정순왕후의 몰락
1455년, 단종의 숙부였던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계유정난(癸酉靖難)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하면서 단종은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으로 강등되었다.
정순왕후 송씨는 단종이 폐위되었지만 여전히 왕비의 신분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녀의 운명도 곧바로 바뀌게 된다. 1457년, 단종이 강원도 영월로 유배된 후 세조는 단종이 반역을 꾀할 위험이 있다며 사사(賜死) 를 명령하였다. 이로써 단종은 17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남편을 잃은 정순왕후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세조는 단종이 죽은 후, 정순왕후의 신분을 박탈하고 폐서인으로 강등했다. 이제 그녀는 왕비가 아닌 노비가 되었으며, 궁에서 쫓겨나 일반 백성처럼 살아야 했다.
3. 폐서인으로서의 삶 (1457~1513)
정순왕후가 페서인이 된 이유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장수했다. 폐서인이 된 정순왕후 송씨는 남편 단종이 사라진 후, 약 72년 동안 조용히 숨어 살아야 했다. 그녀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지 않고 단종을 향한 충절을 지키며, 평생을 단종의 왕비로 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숭인근린공원-속-정순왕후-이야기-단종의-왕비(페서인이 된후 삶 알아보기)
숭인근린공원 속 정순왕후 이야기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는 조선 단종의 비(妃)로, 15세에 왕비가 되었으나 1455년 수양대군(세조)의 계유정난으로 단종이 폐위된 후 궁에서 추방되었다. 이후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자, 그녀는 동망산 기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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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세조가 즉위한 이후에도 궁에 돌아갈 수 없었고, 성종(成宗)과 연산군(燕山君) 시대에도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연산군은 단종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리는 것조차 금지했고, 왕실에서도 단종과 정순왕후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이처럼 정순왕후 송씨는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평민으로서의 외롭고 고단한 삶 을 살아야 했고, 왕실과 철저히 단절된 채 생을 이어갔다.
4. 72년 만의 복권과 왕비로의 회복 (1513년)
1506년, 조선에서 연산군이 폐위되고 중종(中宗)이 즉위하면서 조선 왕실 내에서 단종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중종은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단종의 명예를 회복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1513년(중종 8년), 정순왕후 송씨는 다시 왕비의 신분을 회복하게 된다. 이제 70대 후반이 된 정순왕후는 다시 왕비로 인정받았지만, 이미 그녀는 늙고 지친 상태였다. 복권된 지 8년 후인 1521년,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정순왕후 송씨는 조선 역사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폐서인으로 살았던 왕비 로 기록되었다. 그녀의 삶은 조선의 권력 다툼이 얼마나 냉혹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조선 왕조에서 권력을 잃은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보여준다.
그녀는 단종이 죽은 후에도 재혼하지 않고 평생을 단종의 왕비로 남았다. 72년 동안 폐서인으로 살면서도 왕비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았으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 왕조는 그녀의 충절을 인정하고 다시 왕비로 복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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