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Our Twisted Hero)
87년 발표된 중편 소설 11회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문열 작가의 소설이다.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권력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청소년 필독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문학작품이지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2001년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등 세계 각국에 번역 출간된 작품이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
1959년 이승만 정권 말기 ~1960년 4.19 혁명 직후까지의 이야기를 한병태가 자신이 겪었던 초등학교 시절을 회고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이 나온 시기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라 사회 상황을 반영하는 메타포로 인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주요 인물
▷한병태-서울 명문 초등학교 다니다 아버지를 따라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오게 된 인물로 처음에는 교실의 이상한 분위기에 저항하지만 결국 순중하게 되는 인물
▷엄석태- 5학년 2반 급장으로 교실의 절대 권력자로 공부도 1등, 운동, 싸움 모두 1등으로 신체 조건도 다른 아이들보다 훨등한데 6.25 전쟁이 끝나고 두세 살 늦게 입학하게 된 엄석태이다. 원래는 중2 나이라서 한창 사춘기 상태
▷5학년 담임선생님- 담임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지 않는 방관자 인물로 엄석태의 독재를 묵인한다.
▷6학년 담임선생님- 젊고 유능, 예민한 촉을 가진 인물
소설 속 엄석태는 =독재자, 반 학생들=권력 순응자, 한병태는 권력 저항자로 시작해 현실에 좌절하여 결국 굴복하는 순응주의자로 그려진다. 이 소설은 정치 풍자 소설로 해석이 많이 되지만 이번에는 학교라는 사회에 초첨을 맞춰 다룬다.
줄거리
이 소설의 시작은 40대 중반의 어른 한병태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독백으로 시작된다. 초등학교 5학년 서울 소년 한병태가 시골의 작은 학교로 전학을 온다. 한병태는 서울 명문초등학교를 다니던 엄친아로 공부는 물론 그림 솜씨도 특출하고 아버지는 군청에서 총무과장으로 있고 집도 부자여서 프라이드가 가득한 아이다.
한병태와 엄석대의 첫만남
한병태는 친구들과의 첫 만남에 약간 설렘과 기대감이 차있었다. 그러나 첫 수업시간 선생님은 자신을 소개없이 무심히 좌석을 지정해주고 병태는 그렇게 자신의 자리로 들어가 앉는다.
쉬는 시간이 되고 몇몇 학생들이 병태에게 와서 너무나 사소한 질문을 건내고 있을 때 뒷자리에서 엄석대가 병태를 자신에게 오라고 부른다. 이를 한병태가 거부하자 체육부장은 강제로 엄석대에게 병태를 대령한다.
자신의 옆에 앉은 한병태에게 엄석대는 부드럽게 질문을 한다. 너 서울에서 왔다며? 공부는 몇등했니? 다른거 뭐 잘하니? 등등 그런 후 한병태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하니 그 자리에 앉아있던 아이는 벌써 짐을 싸고 있다. 병태는 약간 이상함을 느끼지만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꾸게 된다. 이것이 한병태와 엄석대의 첫 만남이었다.
전학 첫날 점심시간
약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학생들이 자신의 반찬중에 가장 맛있는 반찬을 덜어서 석대의 밥위에 올려준다. 과일을 주기도 하고 물을 떠 주기도 한다. 또한 친구들끼리 싸워 코피가 났는데 선생님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엄석대를 부르고 엄석대는 마치 담임 선생님처럼 싸움을 말려주고 응급처치도 해주고 심지어 코피를 낸 학생을 처벌까지 한다. 그런데 담임이 선생님이 와서 이 모습을 보고 벌받고 있는 아이들을 아무렇지 않게 그냥 내버려 두신다.
그렇게 엄석대의 절대권력이 교실에서 자행되고 있었다.
어떻게 엄석대는 절대권력을 가지게 되었을까?
엄석대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체격 조건이 훨등히 좋았다. 5학년이지만 중학생 형도 이겼고 엄석대의 치밀하고 교활한 성격으로 상대의 약점과 장점 파악에 탁월해 학생들끼리 싸움을 붙여 서열을 나누면서 폭력의 공포를 느끼게 했으며 아이들한테는 무서워도 담임 선생님에게는 모범생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했던 것이 문제였다. 5학년 담임선생님은 철저한 방관자였던 것이다.
전학 온 다음날 사건
누군가 한병태가 오늘 급장 물당번이라는 것이다. 이에 한병태는 화를내며 선생님에게 물어보겠다고 했고 이를 본 엄석대는 한병태에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 석대의 주도하에 반 학생들이 병태를 은근히 따돌리게 시작한다. 그리고 병태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학생들이 생긴다.
한병태는 공부로 급장을 이기겠다고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리고 결과가 발표된다. 평균98.5 엄석대가 1등이었던 것이었다. 한병태는 전교에서 11등이었다.
이에 크게 실망을 한 한병태지만 여전히 저항의식이 남아있었고 엄석대를 감시하며 엄석대의 나쁜 행동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급장 엄석대가 병태의 라이터를 뺏는 것을 보고 담임선생님께 이를 알린다. 이에 담임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와 엄석대에게 라이터를 돌려줄 것을 명령하니 엄석대가 이미 돌려줬다고 말한다. 병태는 선생님에게 가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무기명으로 엄석대의 잘못을 적어내는 것을 제안한다.
완전한 외톨이
그리고 담임은 아이들에게 엄석대의 이상한 점을 모두 적어서 내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도 적지 않고 있자 선생님은 그것이 누구든 잘못이 있는 아이들의 일을 적어서 내라고 한다. 그리고 결과가 나왔다. 절반가까이되는 아이들이 한병태의 잘못된 비행들에 대해(만화가게를 갔다, 알사탕을 먹었다등등) 적어놓은 것이다. 무기병 투표 이후 완벽히 외톨이가 된 병태였다.
이제 믿을 사람은 아버지밖에 없었던 병태는 학교의 일을 아버지에게 털어놓으니 뜻밖에 아버지는 자신의 편을 들지 않는다. 엄석대를 꺽을 수 있는 힘을 가지라고 말하는 아버지. 이제 어디에도 믿을 곳이 없어진 병태였다. 이렇게 학교생활에 스트레스를 받은 병태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자고 조르지만 야단만 더 심하게 듣는다. 병태는 화풀이로 동생 준태를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날 병태는 엄석대에게 잘보일 기회가 찾아온다. 장학사가 방문하는 날을 맞아 대청소가 시작되었어 창문을닦은 후 유리창 검사를 해달라고 엄석대에게 말한다. 그러나 엄석대는 몇번이나 퇴짜를 놓고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 울고 있는 병태에게 합격이라고 말한다.
다음날 병태는 당시에는 고급 필기구였던 샤프펜슬을 선물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이때부터 병태의 삶은 달라진다. 성적도 올라가고 싸움 서열까지 상위권이 되어 석대의 지지를 받으면서 평화로운 날을 보내게 된다.
수학시험보는 날이었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자 수학 우등생의 행동을 보게 되고 그 아이는 뭔가를 지우고 있다. 그런데 이름을 지우고 거기에 엄석대라고 쓰는 것이다. 엄석대는 과목별 우등생들의 대리시험으로 전교 1등을 해왔던 것이다.
병태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번에야 말로 석대를 위협할 치명적 단점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병태는 선생님께 말할 기회를 놓치고 엄석대와 같이 놀러가게 된다. 병태는 엄석대와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석대의부정행위를 묵인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저항을 포기하고 굴복하기로 한다.
6학년 담임선생님
6학년이 된 엄석대 반 아이들은 서울에서 온 젊은 담임선생님을 맞이한다. 그리고 새학기 첫날 급장선거를 하게 되고 61표 중에 2표를 제외 거의 만장일치로 엄석대 표가 나온 것이다. 담임은 다시 급장 선거를 하고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 영화 속에서 3.15 부정 선거 관련 라디오 방송이 나오고 있는데 교실의 모습과 당시 정치상황이 닮아 있는 모습을 그린다.
수업 중간중간 어려운 문제를 풀때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를 지키는데 엄석대는 잘 풀지 못한다. 석대가 미심쩍은 6학년 담임 선생님은 작년 담임 선생님에게 석대에 대해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석대 칭찬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중간고사가 끝나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더니 중간고사 시험지를 교탁에 던져버린다. 엄석대는 평균 98점으로 전교 1등했고 한병태를 제외한 모두가 10등 밖이라는 것이다.
담임은 엄석대의 부정행위를 의심해 엄석대를 매질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석대는 선생님의 추궁에 잘못했다고 말하는 엄석대를 보며 아이들은 놀란다. 그 동안 굴복해왔던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다를게 없었던 엄석대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이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엄석대의 왕국은 무너져 내렸다.
선생님은 석대의 잘못을 1번부터 모두 말하라고 종용하고 아이들은 하나씩 일어나 석대의 잘못을 말하기 시작하니 점점 용기내서 엄석대를 고발하기 시작하며 그 동안 쌓인 감정을 격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한병태 차례가 되었고 병태는 잘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급장 투표를 다시하고 권력을 잃은 엄석대는 단 한표도 나오지 않는다. 배신감으로 분노에 찬 석대는 교실을 나서 아며 아이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그렇게 엄석대는 학교를 뛰쳐나갔다.
그 이후로 엄석대는 학교로 오지 않았다. 그러나 엄석대는 학교주위를 맴돌며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복수를 시작한다. 그렇게 석대에게 맞고 오는 아이들을 보며 담임 선생님은 엄석대 한명을 못이기냐며 더욱 아이들을 혼낸다. 이에 아이들은 엄석대에게 대들기 시작하고 결국 설 자리를 잃은 석대는 아예 모습을 감춰버린다.
영화와 소설의 결말은 어떻게 다른가?
소설 속 마지막 장면
30년 후 시간이 흘러 다시 40대 한병태의 시점으로 돌아온다. 한병태는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경찰에 잡혀서 몸싸움을 하고 있는 어떤 남자를 보게 된다. 그 남자는 바로 엄석대였던 것이다. 소설 속 마지막 장면은 그날의 엄석대를 떠올리며 한병태는 술을 마시며 눈물을 흘리며 회상하는 장면이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
영화에는 5학년 담임 선생님의 장례식장이다. 엄석대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 6학년 담임 선생님이 찾아온다. 엄석대의 횡포를 막은 정의감 투철한 선생님이었지만 나이가 들어 노회한 모습의 국회의원이 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후에 엄석대가 보낸 화환만이 장례식장에 들어왔다.
영화 속 6학년 담임선생님의 모습 의미
6학년 담임 선생님이 유능한 선생님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아이들에게 자유를 줬지만 폭력으로 쥐어준 것으로 아이들이 쫓기듯이 수동적으로 자유를 선택해야 하는 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엄석대도 나이가 어린 아직 어른의 가르침과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였는데 엄석대를 전혀 포용하지 않았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떨어트려 학교를 나가게 한 것은 선생님으로 잘못된 행동인 것이다. 더 큰 권력에 굴복해 무너져버리게 했다는 사실은 선생님 또한 권력욕과 지배욕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고 것이고 영화에서는 거기까지 생각해 훗날 국회의원의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그려진 것일 수 있다. 만약 어른들이 아이들 편에 서서 생각했다면 엄석대도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무난하게 살아가지 않았을까?
일그러진 영웅은 누구인가?
소설 속 서술자는 과연 우리들은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독자들로 하여금 자아 성찰과 더불어 엄석대를 통해 악행을 보여주여주고 그런 부정과 불의에 대항하지 못하고 짜여진 틀 속에 무력하게 지내는 학생들을 보여줌으로써 사회 구조 속에서 파괴되어 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1인칭 서술자의 시점으로 보여 주고 있는 소설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영화 속에서 계속 바보처럼 웃고 있는 아이가 병태를 잘못을 털어놓으라고 했을때 눈물을 흘리며 건넨 묵직한 한마디....
소설 속 엄석대의 모습은 어디에나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한다. 집단 따돌림, 갑질 피해등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있다. 우리가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방관하지 않는것 만이 일그러지지 않은 진짜 영웅을 만드는 길이다.
[선마 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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