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썩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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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썩지 않는 이유

by 365 ^^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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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은 **고려 시대(1236~1251년)**에 제작된 불교 경전으로, 총 8만 1,258장의 목판에 새겨졌다. 이 목판들은 오늘날까지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습기, 곰팡이, 해충 등에 의해 썩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팔만대장경은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부식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고려 시대 장인의 치밀한 제작 과정과 해인사의 뛰어난 보관 환경 덕분이다.

 

 

1️⃣ 최고급 나무 선택

팔만대장경의 목판은 질 좋은 산벚나무(산앵두나무)와 돌배나무( wild cherry wood and Korean pear wood)로 만들어졌다.
이 두 나무는 목질이 단단하고 수축·팽창이 적어 습기와 변형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벌목 시기도 중요한 요소였다.

  • 겨울철(수액이 적은 시기)에 벌목하면 나무가 건조되면서 갈라질 확률이 낮고, 벌레와 곰팡이가 서식하기 어렵다.
  • 이후 일정 기간 자연 건조하여 내부의 수분을 완전히 제거했다.

이처럼 목재의 선택과 벌목 시기의 조정만으로도 목판의 내구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2️⃣ 철저한 소금물 가공

목판이 될 나무는 벌목 후 바로 사용하지 않고, 소금물에 몇 년 동안 담가두는 과정을 거쳤다.

📌 소금물 가공의 효과
수분 제거: 나무 속 불순물과 수액을 제거하여 부패 방지
방충 효과: 나무에 스며든 소금이 해충과 곰팡이를 막아줌
내구성 강화: 소금이 나무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어 목판을 더욱 오래 보존

이러한 소금물 처리 과정은 오늘날 목재 보존 기술과도 유사한 방식이다.

 

 

 

3️⃣ 불에 그을려 보호막 형성

소금물에서 건조한 목재는 한쪽 면을 불에 그을려 마감했다.
이 과정은 표면에 얇은 탄화층을 형성하여 습기와 벌레를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했다.

 

🔥 불에 그을리는 효과

  • 나무 표면을 단단하게 만들어 충격과 마모에 강해짐
  • 탄화층이 수분 침투를 막아 곰팡이와 부패 방지
  • 해충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차단

이처럼 불에 그을린 처리 덕분에 팔만대장경은 습기에 강한 특성을 갖게 되었다.


4️⃣ 천연 방부제 옻칠

팔만대장경의 목판 표면에는 **옻칠(천연 도료)**이 발라졌다.
이 옻칠은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라, 목재를 오랜 세월 보존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 팔만대장경 보존에 옻칠이 중요한 이유

 

강력한 항균·방충 효과 – 우리나라 **참옻나무(Rhus verniciflua)**에는 우루시올(urushiol) 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은 곰팡이와 해충을 차단하는 강력한 자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방수 기능 – 옻칠은 나무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습기와 공기의 침투를 막아 부패를 방지한다.
내구성 강화 – 시간이 지나도 변색이나 마모가 적어 목판을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팔만대장경이 800년 동안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방부성과 방충성이 뛰어난 천연 도료, 옻액 덕분이다.

 

5️⃣ 해인사의 완벽한 보관 환경

아무리 좋은 나무와 제작 기술이 동원되었다고 해도, 보관 환경이 나쁘다면 오래 유지될 수 없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 장경판전습기와 온도 조절이 뛰어난 건축물로 설계되었다.

 

🏛 장경판전의 보존 기술


자연 환기 시스템

  • 창문의 높이를 다르게 설계하여 공기가 자동으로 순환되도록 함
  • 덕분에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목판이 부식되지 않음

습기 조절 재료 사용

  • 바닥에 숯, 석회, 소금을 깔아 습도를 조절하고 해충을 방지
  • 돌로 된 기단이 있어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아도 목판이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음

최적의 위치 선정

  • 해발 600m의 산 중턱에 위치하여 기온 변화가 적고, 바람이 잘 통함
  • 장마철에도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곰팡이가 생기지 않음

이처럼 해인사의 장경판전은 목판 보관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어, 팔만대장경이 부패 없이 8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다.

 

🔎 고려인의 지혜가 만든 불멸의 유산

팔만대장경이 썩지 않은 이유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고려 시대 장인들의 치밀한 과학적 제작 과정과 철저한 보존 환경 덕분이다.

 

질 좋은 나무 선택 (산벚나무, 돌배나무)
소금물 가공으로 부패 방지
불에 그을려 보호막 형성
옻칠로 방수·방충 처리
해인사 장경판전의 완벽한 보관 시스템

 

이 모든 과정이 결합되어 팔만대장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경전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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